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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물 8잔씩 안 마셔도 됩니다. 정말이라니까요?

ejam 2024. 1. 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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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루에 꼭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사실 정해져 있지 않다.

토드 헤이즐러 (Todd Heisler) / 뉴욕타임스

Aaron E. Carroll Jan. 3, 2016

건강에 대한 잘못된 상식 가운데 아마도 불멸의 지위를 얻은 게 있다면 “하루에 꼭 물 8잔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주장이고, 잘못된 믿음이다.

그런데도 미디어에서 물 많이 마셔야 한다, 탈수 증세는 위험하고 당신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매년 여름이면 수없이 듣게 된다.

이런 뉴스는 멀쩡한 어른과 아이가 물을 덜 마셔서 탈수 증세를 겪는 것처럼, 심지어 이 탈수 증세가 마치 심각한 전염병처럼 번졌다고 상황을 묘사한다.

차근차근 문제의 주장을 해부해보자.

 

지난 2007년 <영국 의학지(British Medical Journal, BMJ)>에 이런 근거 없는 믿음에 관해 기고한 글 한 편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글에서 첫 번째로 반박한 주장이 바로 매일 적어도 8온스(약 240ml) 들이잔으로 물을 8잔은 마셔야 한다는 믿음이었다.

이 글은 내가 지금껏 발표한 어떤 연구보다도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에도 실렸다.

 

하지만 반짝 회자되었을 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2년 뒤에는 아예 책을 냈고, 물을 8잔씩 안 마셔도 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조목조목 제시했지만 역시나 헛수고였다.

사람들이 더는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말 그대로 요지부동이었다.

사람들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는 근거 없는 생각에 집착하는 이유의 연원을 찾아보니, 1945년 식품영양위원회(Food and Nutrition Board)의 권장에 이르렀다.

이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하루 2.5리터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이 문구만 보면 정말 틈만 나면 물을 마셔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바로 뒤이어 오는 문장은 제대로 읽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있는 수분만으로도 필요한 물의 대부분이 충당된다.”

 

과일, 채소를 먹는 것, 주스, 맥주, 심지어 차와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도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탈수 증세가 오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물 마시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나도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음료 가운데 가장 좋은 음료로 물을 권장해 왔다.

다만 물을 마시는 것 외에도 수분을 섭취하는 방법이 많다는 것이다.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할 필요도 없다.

우리 몸은 실제 탈수에 이르기 한참 전에 수분을 보충하라는 신호를 보낼 정도로 정교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여러 설과는 달리 물을 많이 마시는 게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들의 건강에 더 좋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가 더 촉촉해진다거나 건강해 보인다거나 주름이 줄어든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찾으려는 연구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사건이나 질병이 발생한 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식습관 등 생활 전반을 비교, 대조해보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retrospective cohort studies) 결과, 물을 마시는 것과 건강한 상태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역학 연구에서도 그렇듯이 이것만으로 물을 마신 덕분에 건강해졌다는 인과 관계를 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이 연구에서 정의한 물을 많이 마신다는 기준은 하루 8잔에 훨씬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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